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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잠'을 읽고)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은 잠을 잘 자고 있는가? 꿈을 자주 꾸는가? 어떤 사람은 눕자마자 잠에 들기도 하고, 한번 잠에 들면 주변이 아무리 시끄러워도 일어나지 않는 사람들도 있는 반면, 새벽녘이 다가옴에도 말똥한 눈으로 지새우는 사람들도 있다. 더욱이 스마트폰과 개인용 PC를 보다 자는 것이 당연하게 생각되는 요즘, 불면이라는 것은 더 이상 간단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게 되어 버렸다.


 잠을 자도 피곤이 가시지 않는가? 숙면을 취하고 싶은가? 아마 이는 모두의 문제가 아닐까?




 항해사 아버지와 잠을 연구하는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주인공은, 어린 시절부터 꿈과 잠 훈련을 받는다. 효율적인 수면을 취하고, 꿈의 컨트롤을 통해 학습의 효과도 얻을 뿐더러 신체가 성장할 수 있는 최적의 휴식을 취한 그는 신경계 의사 자크 클라인으로 성장한다. 그를 올바른 잠의 길로 안내하는 어머니 카롤린, 그녀는 수면에 6단계가 있음을 발견하고, 마지막 6번째 단계에 이르기 위해서 연구를 하고 있었다.


 수면의 단계가 깊어질수록 심장 박동은 낮아지고, 뇌는 더욱 활발하게 움직인다. 수면 6단계에 다가가는 인간은 생물학적으로 사망했다고 판정이 될 만큼이다. 그만큼 수면 6단계는 위험한 도전이고, 꿈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인들이 도전하기에 위험한 구역이다. 엄선된 시험자 아킬레스마저 수면 6단계에 도전하려는 찰나, 그는 영원한 깊은 잠에 빠져버린다. 이를 계기로 지위와 기반을 잃은 카롤린은 말레이시아 세노이족을 만나기 위해 여정을 떠난다.


 이를 알고 있을 리가 없는 자크는 어머니의 행방을 알기 위해 노력하지만, 결과는 비참하다. 그러던 와중 그의 꿈에 나타난 20년 후의 자기 자신, 그는 자신의 존재 자체가 수면 6단계의 증명이라 말하며 당장 말레이시아로 떠날 것을 명령한다. 


 꿈의 비밀을 밝혀내기 위해서는 첨단 장비로 인간이 두뇌 활동을 스캔하고, 수많은 실험을 통해서 새로운 발견을 해야 할 것 같지만, 작중에서는 오히려 현대인의 입장에서 미개해 보일 수 있는 말레이시아 부족들로부터 지혜를 구하고 있다. 과학과 공학에서는 가끔 새롭게 발견한 법칙들이 이미 자연에서는 공공연한 경우들이 있는데, 그래서 순수학문에 대한 연구는 끝이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더욱이 이번 소설을 읽고 있자면,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어떠한 개념들이 사실은 긴밀한 관계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예를 들어, 작중에서는 꿈을 영상화 하는 기법을 발견하고 이를 대중들에게 공개하는 부분이 있다. 그런데, 이를 본 영화사에서 큰 금액을 투자한다. 더불어, 이들의 연구소가 숙면과 꿈의 중요성을 역설하자 제약 회사로부터의 공격을 받게 된다. 왓슨과 크릭은 뱀 두마리가 얽혀 올라가는 꿈을 꾸고 DNA의 구조를 밝혀냈고, 성경에서도 노예 요셉은 꿈을 꾸고 홍수와 가뭄을 예측한다. 무의식에 별로 귀기울이지 않고 있는 우리이지만, 막상 부모님이 돌악가시는 꿈을 꾸면 불안감에 안절부절한다.


 꿈을 다스리는것, 그래서 쌓인 피로를 개워내고, 활기찬 하루를 시작하는 것, 무의식과 의식 세계를 연결해주는 이 다리를 굳건하게 해야 할 필요성이 느껴지지 않는가? 


 어떻게 하면 잠을 잘 잘 수 있을까요??

 좋은 음식을 먹고, (한 달에 최소 여덟 번은)만족스러운 성관계를 갖고, 규칙적인 시간에 자고, 잠들기 전에 크게 심호흡을 몇 번 하고, 책을 조금 읽어 봐요, 흥미로운 소설만 한 수면제가 없죠. 소설을 읽는 동안 꿈에 나타날 첫 장면이 만들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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