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서 강하게 풍기는 그 냄새 그대로,
수학의 역사를 담고 있는 책이다.
수학은 중요하다.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최근 블록 체인, 딥 러닝 등의 분야가 뜨거워지면서 알고리즘과 수학적 기초 지식의 중요성이 더욱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수학의 역사를 아는 것이 과연 중요할까?? 이러한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은 마치 기계공학을 공부하는데 기계공학의 역사를 알아야 할까? 하는 질문과도 비슷할 수 있다. 실제로 수학과에는 수학사라는 과목이 있다고 한다.(사실상 이를 듣는 학생들을 많지가 않다고 한다.) 그런데 기계공학과에는 기계공학사라는 과목이 없다!! 비록 유치한 질문일지 몰라도 이런 이유가 무엇일지, 그리고 이 차이가 과연 무엇일지 생각을 하면서 읽었던 책이다 - 예시가 다소 이상했다. 그렇다고 내가 수학을 기계공학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님에 양해를 구한다. -
초기의 손가락 연산부터 근대 미적분학을 거치고 컴퓨터를 가로질러 현대에 다다른다. 이 과정에서 수학은 단순한 문제의 풀이가 아닌, 자신의 '철학'을 반영하는 어떠한 것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0'이라는 개념은 인류의 초기에는 존재하지 않았고, 미적분은 말할 것도 없다. 수학자들은 기존의 정의를 이용하여 세상을 해석하였고, 해석의 과정에서 미흡했던 정의에 자신만의 철학을 비추어 한 걸음을 나아가게 한다. 이 과정에서 수학자들은 그들의 철학을 입증하기 위해서 한 평생을 바쳤다. 심지어 그 결론이 거짓이어서 그 노력이 물거품이 된다 하여도 말이다.
그럼 결론적으로 수학사를 아는 것의 의미는 무엇인가. Momentum이라는 것이 있다. 빅 데이터 분석에서 쓰이는 개념인데, 기존의 데이터가 어떠한 정형성을 가지고 있었다면 앞으로의 경향도 이러할 것이다라는 추측에서의 개념이다. 수학사에서도 마찬가지로, 왜 이 시기에 이러한 정의가 생겨났을까, 혹은 왜 이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다른 어떤 분야의 연구가 빈번해졌을까를 깨우치면서 경향성을 보는 안목이 생기고, 그럼 지금의 시점에서 이러한 연구를 하면 되겠구나!! 하는 결론에 이를 수 있다. 책의 마지막에서도 이렇게 기술하고 있다.
"역사의 흐름 속에서 과학이 가장 잘 발전하려면 수학의 최근 역사를 이해하는 수학자와 과학자들이 필요한 듯하다."
그렇다고 이 책은 아주 진지한 책은 아니다. 이야기들의 나열로 구성된 이 책에는 왜 수학에서는 아라비아 숫자를 쓰고, 10진법 체계를 쓰고, 구글이라는 단어가 어디에서 유래가 되었는지 설명을 해 준다. 내가 생각나는 이야기는 Computer와 Calculate라는 단어의 유래인데 다음과 같다.
과거 로마 시대에는 작은 조약돌을 이용해서 산술을 하곤 하였다. 라틴어로 조약돌은 Calculi라고 하는데 이 단어에서 계산을 한다는 Calculate와 미적분학을 뜻하는 Calculus가 파생되었다고 한다.
태양과 달과 같이 천체를 이용해서 날짜의 기준을 설정하는 것을 역법이라고 한다.(쉽게 말해) 지금은 1년 365일 체계를 사용하고 있지만, 사실상 1년은 365일 보다 조금 더 길다. 이 차이를 우리는 크게 느끼지 못하지만 초기의 설정 후 수많은 시간이 지나게 되었고, 사람들은 의아해하기 시작하였다. 특히, 중세 가톨릭 시대 부활절을 기리는 행사는 무척 중요했고, 정확한 부활절을 계산하는 것 또한 중요했는데 이를 Computus라고 불렀다. 이 단어에서 연산을 한다는 compute, 연산을 하는 기계 computer가 유래하게 된 것이다.
사실, 앞서 공학의 예를 든 것과 관련해, 나는 공학을 전공하고 있고 대학 입시를 준비하면서 희망하는 전공은 실험 물리학이었다. 그렇기에 공학과 수학의 그 관련성에 대해 자주 생각하곤 했는데 연세대학교 송홍엽 교수님의 글을 인용하면서 서평을 마친다.
http://coding.yonsei.ac.kr/xe/index.php?document_srl=7356&mid=publicbo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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