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성공한 창업가의 사례가 늘어감에 따라 이와 관련한 도서들도 심심찮게 보이고 있는데, 결론적으로 여러분은 창업을 할 것인가? 단지 성공한 창업가를 보면서 행복한 상상의 나래에 젖는 그 느낌을 받고 싶은 것은 아닐까? 내가 그러하였다. 신박한 아이디어, 급부상하는 사업, 힘들었던 사업 초기를 마치 군 복무 시절의 고생담처럼 이야기하는 양복을 입은 나. 창업 관련 도서들은 나에게 이런 상상을 위한 충분한 소재를 던져주곤 했다.
이 책에서도 물론 신박한 아이디어로 성공한 매출 10억 규모의 1인 사업가들의 영웅담(?)을 늘어놓고 있다. 마치 이 책을 읽으면 인생이 바뀔 것 처럼 광고하고 있는 표지가 상당히 마음에 들지는 않으나, 이들이 사업을 이룩하기까지의 그 과정을 빠르게 따라가 보는 것에는 충분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월급쟁이의 삶을 박차고 나와 빚을 지는 위험성을 각오하고서라도 본인의 1인 기업을 이룩해 내고야 마는 이들의 실행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다만, 책을 덮고 바로 창업의 계획을 세울 것이 아니라면, 읽은 뒤에 남는 것은 슬픈 나의 회고 뿐일 것이다.
이렇게 비관적으로 서평을 쓰는 까닭은 내가 지금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고, 사업이 시작될 때 처리해야 하는 이 수많은 일들을 혼자서 해내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라는 의구심이 드는 것도 있다. 물론 모든 일을 혼자서 진행한다는 것은 아니다. 거의 대부분의 일들을 아웃소싱, 소위 외주 형식으로 처리할 것이고, 이를 취합해 방향성을 정하는 일을 주로 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나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무리 창업을 하기 쉬워졌다고 해도 아직까지는 혼자서 모든 일을 빠르게 처리하는 것에 걸림돌이 많다고 본다.
우선, 분야에 따라 다르겠지만, 기술 창업의 경우 혼자서 준비하는 그 동안에 기술이 이미 최신의 것이 아니게 되어버릴 경우가 있다. 더불어 기술 창업으로 제품이 시판된 경우 소비자들의 유지, 보수에 대한 불신 때문에 장기적인 고객 확보는 어려울 수가 있다. 그래서 이 책에 나온 사례로는 침구류, 헬스 케어, 부동산 등 보다 빠른 유행을 타지 않는 분야들이 소개되고 있다. 반대로 말하자면, 창업 아이템은 최첨단의 신문물이 아닌, 오랜 시간동안 쓰여왔던 물품이나 서비스 중에서, 불편을 느꼈던 것을 해소하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사실 거창하게 1인 기업을 설립한다!! 라고 하기보다, 나와 비슷한 사람들에게 멋진 경험을 주고 싶고, 이에 대한 대가로 적당한 금전을 받는 것이 괜찮지 않을까 하고 염두하고 있으며, 작은 가내 수공업의 제조를 기획하고 있다. 사실 나는 취미 생활로 할 수 있고, 재료비만 조달받는다 해도 애초에 취미이기 때문에 즐겁게 할 수 있다. 나는 그릇이 작구나 하고 느끼기도 하지만, 이 취미에서 필요 이상의 수익성을 억지로 창조한다면, 더이상 취미로서의 활동이 아니기 때문에 고려하지 않고 있기도 하다.
결론적으로, 10억 버는 행복한 상상을 할 수 있었다. 출근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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