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살아가면서, 한 개인은 수없이 많은 다른 개인들과 작용하면서 살아간다. 이러한 작용들 중, 가장 강력하고 끈적한 것이 바로 '사랑'이 아닐까. 비단 남녀 간의 애틋한 사랑뿐만 아니라, 책에서는 친구 사이의 우정의 형태로, 애완견과의 유대의 형태로, 부모와 자식 간의 모성의 형태로, 마지막으로 자기 자신과의 그것으로 사랑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 같다. 요즘 나도, 그리고 우리 사회에서도 모두 사랑과 같은 감정을 배제한 채로, 어떠한 목적만을 추구하는 자만이 성공하고,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측면이 있다. 책을 덮으면서 오늘 하루는 나와 내 주변에 사랑에 취하고 싶다는 느낌을 강력하게 받았다.
당신은 무엇이든 할 수 있고 원하는대로 생각할 수도 믿을 수도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과학을 다 손에 넣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랑을 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마르셀 소바죠-
책의 배경은 샌프란시스코, 바다와 태양, 그리고 개성 넘치는 사람들로 붐비는 장소이다. 동시에 60을 넘긴 의사 엘리엇이 온몸에 암이 퍼진 몸을 이끌고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그의 소원은 단 하나, 30년 전 그의 하나뿐인 사랑이었던 일리나를 다시 그의 두 눈으로 보는 것이었다. 그러던 와중, 캄보디아의 원주민을 수술해주고 받은 10알의 알약, 자신이 원하는 시점의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는 설명에 당연히 웃어 넘겨버렸지만, 건강상의 악화와 그로 인한 쓸쓸함으로 그에게는 그것이 마지막 남은 희망으로 보이는 오늘이다. 알약을 먹고 잠이 든 그는 1970년대의 샌프란시스코로 와 있다.
과거로 돌아간다는 모티프는 사실 진부하기 짝이 없는 소재이지만, 그럼에도 끊임없이 등장하는 것이기도 한다. 사실 우리들도 한 번쯤은 '아, 그때로 돌아간다면. 그때 이렇게 했더라면. ...' 하는 후회를 하기에 진부함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이를 찾게 되는 것이 아닐까. 더불어 나는 저자인 기욤 뭐소의 작품들을 상당히 좋아하는 편인데, 그의 작품들은 소설을 딱히 좋아하지 않는 나도 손이 가게 만드는 재미와 감동이 있다. 일을 하고, 이것저것 바쁘게 살아가다 보면 가슴 속이 건조해지곤 하는데 가끔은 이렇게 수분을 보충해 주자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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